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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옛적 설화 : 원당아기장수 ]

#STORY 03. 원당아기장수
원당아기장수

옛날 옛적, 지금의 고양시 국사봉이 있는 곳에 한 마을이 있었어요.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뿐이었죠. 그 마을에서 어느 날 한 아기가 태어났는데, 아기를 본 아빠와 엄마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기의 겨드랑이에커다란 날개가 달려 있었거든요. 아기는 힘차게 날개를 펼치더니 하늘을 날아다녔어요. 뿐만 아니라 힘은 또 어찌나센지, 어른 남자 셋이서도 들지 못하는 바위를 혼자서도 번쩍 들었어요. 아기는 날개를 퍼덕이며 하늘을 날아 동네를돌아다니며 놀기를 좋아했어요. 국사봉에도 자주 놀러갔는데, 하루는 쉬가 마려워 바위에 오줌을 쌌더니 바위에 오줌자국이 생겼다고 해요. 정말 전설 속의 장사들처럼 힘이 셌던 거죠. 그리고 아기가 가는 곳이면 다섯 마리 말이 꼭 함께 따라 다녔다고 해요. 사람들은 장수처럼 힘이 세다고 하여 이 아기를 ‘아기장수’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아기장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더 세졌어요. 점점 마을을 든든하게 지켜줄 수호신으로 성장하고 있었답니다. 마을 사람들도 아기장수가 있어서 든든했지요. 마을 사람들은 알지 못했지만, 그 무렵 왜군이 이 마을을 차지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어요. 마을에 힘이 센 아기장수와 다섯 마리의 말이 있다는 소문이 왜군의 귀에도 들어갔지요.

“그렇게 힘이 세다면 앞으로 우리 일에 방해가 될 수도 있겠어.”

 

왜군은 아기장수가 자신들이 마을을 침략하는 데 방해가 될까 봐 걱정이 됐습니다. 그래서 왜군은 아기장수를 없앨 계략을 세웠어요. 마을 사람들에게 아기장수에 대한 거짓 소문을 퍼뜨린 거죠.

“아기장수가 커서 어른이 되면 마을 사람들을 마음대로 부리려 들 거다!” “왕의 귀에 아기장수에 대한 소문이 들어가면 마을 전체를 불태워버리려 할 것이다.”

물론 아기장수는 힘이 세고 날개가 있다는 점만 빼면 그냥 평범한 아기였어요. 하지만 힘없고 가난했던 마을 사람들은 왜군의 소문에 겁을 집어먹었어요. 그래서 아기장수를 보면 자기들끼리 수군댔습니다.

“아기장수가 크면 우리를 해칠지도 몰라.” “아기장수를 죽여야 우리 마을이 살 수 있어!” “왕의 귀에 아기장수에 대한 소문이 들어가면 우리가 역적으로 몰릴지도 몰라.” “어서 빨리 아기장수를 죽여야 해!”

이런 나쁜 소문이 계속 돌자 마을 사람들은 아기장수를 죽이기로 했어요. 그래서 우선 아기장수 가슴에 돌을 올려 도망가지 못하게 했죠. 힘이 어찌나 세던지, 바위처럼 큰 돌을 몇 개나 올린 다음에야아기장수가 도망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답니다. 아기장수는 자기 덩치보다 큰 바위에 깔려 버둥거렸어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잔인하게도 아기장수의 날개를 불로 지져 없앴어요. 그러자 아기장수는 죽고 말았답니다. 아기장수의 죽음을 슬퍼한 다섯 마리 말들도 서글프게 울다가 그 자리에서 머리를 박고 죽었지요.

“하하하! 멍청한 놈들. 이제 이 마을은 우리 땅이다!”

행주누리길 내 성라공원앞

행주누리길 내 성라공원앞

아기장수가 죽자, 그때를 노리고 왜군이 쳐들어왔어요. 그제야 자신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을 했는지 후회했지요. 하지만 아무리 후회해도 이미 늦었어요. 유일하게 자신들을 보호해줄 수 있었던 아기장수는 이미 자신들의 손으로 죽여 없앤 후였으니까요. 결국 마을 사람들은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왜군의 칼 아래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야기 속 아기장수는 불쌍하게도 마을 사람들의 이기심과 두려움 앞에 희생되었지만, 아기장수가 자주 찾던 국사봉 정상에는 아직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해요. 국사봉에 들러서 명복을 빌어주면 저승에서나마 아기장수가 조금 더 행복해하지 않을까요?

또한, 우리나라 곳곳에서는 이와 비슷한 아기장수 이야기가 많이 있어요.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밀양시에 내려오는 또 다른 아기장수와 용바위 이야기를 볼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