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습지이야기

사계

기수역 대표종 ‘새섬매자기’

Scirpus planiculmis’

새섬매자기는 사초과에 속하는 수생식물로 기수역(갯물지역)갯벌에 대규모 순군락을 이룬다.
새섬매자기 지하부에 달리는 덩이줄기는 고구마 전분과 같은 영양이 풍부하여 개리, 재두루미, 큰기러기,큰고니 등 몸집이 큰 새들의 먹이가 된다. 새섬매자기밭(sedge grass bed)은 한강하구, 금강하구, 낙동강하구 등 갯물지역이 발달한 곳의 갯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갯물숲’

tidal forested wetland

장항습지 버드나무숲은 말똥게와 버드나무가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상리공생(com-mensalism) 생태계이다. 밀물 때가 되면 갯골을 따라 버드나무숲으로 물이 차오르고 기둥 아래 부분이 물에 잠긴다. 썰물이 되어 물이 빠지면 숲 바닥은 갯벌처럼 펄 흙이 드러나고 굴 속에 있던 말똥게가 활동을 시작한다. 잡식성인 말똥게는 신선한 나뭇잎과 갈대잎, 낙엽, 유기물이 섞인 흙,죽은 어류를 먹는다.


때때로 태풍이나 강한 바람이 이는 날에는 신선한 잎이 많이 떨어져 말똥게들의 먹이도 풍성해진다. 말똥게가 파내는 굴은 땅속 깊이 이어지고 서로 연결되어 신선한 공기가 버드나무 뿌리로 공급된다. 더불어 나무주변에 배설을 하기 때문에 양질의 비료가 된다. 이러한 나무와 게가 함께 살아가는 장항습지 갯물숲은 온대 맹그로브 생태계(Temperate Mangrove Ecosystem)라 할 수 있다.

장항습지의 생명줄 ‘갯골’

Tidal Channel

버드나무숲에는 크고 작은 갯골들이 실핏줄처럼 나있다. 이 갯골로 물이 드나들면 숲은 축축하게 유지되고 육상 외래식물들이 자리를 잡지 못한다. 작은 물고기들과 치어들은 갯골을 따라 들어와 물이 고인 곳에 머물며 먹이활동을 하는데 때로 이들을 따라 저어새, 백로류, 오리류가 들어온다. 특히 평소 경계심이 강해 주로 갯벌에서만 먹이활동을 하는 저어새는 웅어, 숭어, 망둑어, 뱀장어와 같은 어류를 쫓아 갯골로 든다.


장마때나 큰 물때(사리)가 되면 어민들은 갯골에 그물을 쳐 뱀장어를 잡는다. 어민들이 뱀장어를 잡기 위해 좁아졌던 물골을 다시 넓히고 막혔던 입구를 트는 덕에 갯물숲은 다시 물을 공급받아 건강해 진다. 장항습지 버드나무숲 장어잡이는 습지도 실리고 어민도 살리는 지속가능한 어업이다.

장항습지의 논, 재두루미 깃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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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습지에는 지역 농민들이 과거부터 경작해 오던 논이 있다. 고양시는 농민들과 생태계서비스 지불 계약을 맺어 철새 먹이와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농민들은 벼를 수확한 뒤 볏짚을 남기고, 겨우내 볍씨를 뿌려 식물성 먹이원을 공급한다. 논이 남긴 볏짚은 토양 소동물을 서식하게 하여 철새들에게 동물성 먹이를 공급한다. 논에는 둠벙을 만들어 생물다양성을 높이는 친환경농법을 시행하고 있고, 겨울쉼터(무논)를 만들어 재두루미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고 있다.